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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이 빠져나간 섬 (안면도)

최영호 2009. 5. 22. 07:20

        ** 잠이 빠져나간 섬(안면도) ** 도무지 일렁이지 않는 태안바다에 적송 울울 간직한 섬이 있다 밤바다는 마땅한 노숙의 자리를 찾듯 끝없이 멀리 섬을 걸어나가고 어둠 속 덩그러니 갯뻘밭엔 가슴 헛헛한 그림자만 남는다 움푹움푹 구멍이 파이고 무언가 숨어 있을 듯한 기척만 보겠네 헤집어 파 본들 황량이 고이는 일몰의 눈물 차라리 아무라도 손잡아 퍼질러 앉아나 볼까 하늘의 별들 오롯이 총총 그곳으로 잠은 죄다 초롱초롱 불려나가고 혼령도 빠져나간 빈 몸으로 섬 하나 등 기대고 앉아 까치발 붙여 일렁이던 갈색 해조류 잠들지 못하는 소리 없는 울음 여기와 듣겠네. - 탁영완 시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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